“고당 조만식 선생이 끝내 선택한 길은 ‘함께 견디는 삶’이었습니다. 북한 동포와 생사를 같이하겠다는 유언 같은 결단을 오늘 우리가 되새깁니다.”
17일 서울 중구 명동 서울YWCA 4층 대강당에서 열린 고당(古堂) 조만식(1883~1950) 선생 순국 75주기 추모식에서 김내영 고당기념사업회 이사가 이같이 말했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 언론인, 교육자였던 고당 조만식 선생의 별세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는 정병호 고당조만식선생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이 사회를 맡았고, 조만식 선생의 아들인 조연흥 전 방일영문화재단 이사장,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 김관선 산정현교회 담임목사 등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화환을 보냈다.
김 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조만식 선생은 일본 유학 시절에도 ‘고향을 묻지 말고 우리 일을 밀고 나가자’는 자세로 조선물산장려운동을 주도했고, 북에서는 정국 안정을 위해 분열을 막고자 애썼다”며 “고당이 주창했던 대로 통일의 방식 또한 자유민주주의 가치 위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을 회복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당 조만식 선생은 평안남도 강서 출신으로, 오산학교 교장을 지내며 인재를 길렀고 1920년대 조선물산장려운동을 이끌어 민족 경제의 자립을 추구했다. 신간회 활동 등을 통해 독립운동의 기틀을 세우는 한편, 장로로서 기독민주주의를 주창해 시민적 덕성과 절제를 실천했다. 해방 직후에는 평양에서 인민위원회 체계 정비에 참여했으나, 신탁 통치를 반대하며 소련 군정의 회유를 거부했고 이후 연금되어 고초를 겪었다.
이날 추모사는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전 청장은 “고당 조만식 선생은 조국의 강건함과 민족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분”이라며 “광복 후에도 반탁 운동으로 올바른 길을 제시했고, 그 신념은 오늘까지 유효하다”고 했다.
고당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관선 산정현교회 담임목사가 ‘최후의 승리자 고당’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김 목사는 고당에 대해 “일제와 소련 권력의 압박 속에서 신앙과 민주주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낸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 이름난 지식인들 가운데 변절의 그림자를 남긴 이들도 적지 않았지만, 고당은 끝내 꿋꿋하게 버텨냈다”며 “변절자들이 살아남은 시대에 고당은 ‘지켜냄’으로 승리했다는 점에서 최후의 승리자”라고 강조했다.










